동도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무심한 세월을 다 자란 자식처럼 떠나보내며 또 새해를 맞이하였습니다.
세월은 무심하다 하지만 그를 보내는 사람은 무심할 수 없음이
달력은 바뀌었으나 아직 기축년(己丑年)은 되지 않은 묘한 때에
동도여러분께 신년인사를 올리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새해는 언제나 낯이 설어 그 첫날을 설날이라 한다지만
올해는 소의 해라 그런지 낯이 설지가 않은 것이
익지공이 걸어온 길이 마치 우직한 황소걸음과 같아서가 아닐까 하는 한 줄기의 감회가 피어오릅니다.
장부(丈夫)가 한 번 마음먹은 일!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고집으로 밀고 나가면서도
여러분 곁에 친근하게 다가서고자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느리지만 인내력을 가지고 성실하게 보내온 세월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지 않으나
아직 밭을 다 갈지는 못한 소처럼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바라봅니다.
서걱거리는 언 땅은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뜨거운 심장의 열기로 녹이며 갈아내리라고 황소의 뿔처럼 단단한 결의를 다져봅니다.
낡고 편협한 구습을 갈아엎고, 우매함의 돌맹이를 부순 자리에
성현들이 남겨주신 소중한 지혜의 씨앗을 뿌리며, 후세를 위하여 더 많은 열매를 거둘 것입니다.
그동안 쟁기와 보습이 되어주며 고락을 함께한 동도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기쁨의 단을 거둘 때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고(告)합니다.
올해도 동도 여러분 가정에 만복이 깃들며
황소처럼 힘차게 꾸준히 정진하여 많은 결실을 거두는 보람찬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중공 한국 총본관 / 열린 기사랑센터에서
윤명구 배상
|
